사용 후기, 사용 방법

20년만에 머리 삭발했습니다. 셀프 이발 해보기.

JeffChoi85 2021. 7. 28. 18:00

셀프 이발, 셀프 미용 도전해 봤습니다.


요즘 락다운 된 싱가포르에서 지내고 있는 Jeff입니다.
모름지기 락다운이면 안 나가는 것이 인지상정.
그래서 미용실도 안 가고 집에서 자르기로 결정!!

사실 옆머리와 숱 치기는 종종 혼자 했습니다. 해외에 오래 있다 보니 미용실 가는 게 무서워요ㅎㅎ

이유는
1. 비싸다.
2. 하고 싶은 머리를 영어로 설명 못하겠다. 주로 사진만 보여준다.
3. 하고 싶은 머리를 설명하면 열심히 하는데 열심히만 한다. 그리고 비싸다. 그런데 다르다.
4. 결국 한국인 미용실에 간다. 더 비싸다.
5. 그래서 저렴한 데로 간다. 10분이면 끝난다. 머리 길이가 안 맞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 들어갈 때나 다니던 미용실 가서 싹 머리 깔끔하게 하고 출국하면 그냥 몇 달을 손 한번 안 대고 기릅니다.ㅎㅎ
이젠 락다운으로 언제 한국 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태.

고로 원래 좋아하던 머리 스타일들은 일단 포기. 머리가 심하게 직모라서 펌을 하고 앞머리는 위로 넘겨서 이마를 보이는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더우니까 옆머리는 투 블록으로 하고요.
뭐 몇 년 전에 원형 탈모 온 이후로는 머리숱이 많이 줄어들고 직모도 살짝 부드러워져서 펌이 없어도 왁스 바르기가 나쁘지 않아서 잘 견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셀프 미용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유는
1. 락다운은 변명이고 나가기 싫다. 덥다.
2. 싼데 가면 머리를 안 감겨 준다. 머리카락이 온몸에 박혀서 집에 와서 샤워해야 한다. (그래도 2만 원 넘어요.-_-)
3. 1번과 같은 이유로 덥다. 너무 덥다. 머리카락으로 덮인 이마 조차 짜증 난다.

그래서 결론은 밀었습니다.

이렇게 빡빡 밀어버린 것은 인생에서 처음인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도 이렇게는 짧게는 안 밀었어요ㅋㅋ 의경 나왔거든요ㅋㅋㅋㅋ

준비물은
우리 강아지 쪼꼬 미용해주려고 산 바리깡(강아지 용인데 뭐 상관없더라고요..)
그리고 또 우리 강아지 쪼꼬 미용해주는 가위랑 빗ㅋㅋㅋ
미안 쪼꼬야 좀 쓸게~

일단 윗머리 뒷머리는 와이프에게 부탁해서 쫙쫙 밀어 버렸습니다.
깎은 머리카락은 바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서 바닥에는 많이 흘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거울로 볼 수 있는 부분들을 바리깡으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카락 끝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잘 다듬어 주었습니다.
드디어 완성!!

샤워 후 거울을 보니!!!!
쒯. 중국인 아저씨 한 명이 서 있네요. 왓더..... -_-
원빈의 아저씨까지 기대한 건 아니지만.. 너무하네요..

일단 시원은 합니다. 집에 있을 땐 요..
나가면 해가 너무 뜨거워서 머리 바닥이 처음 느껴보는 자외선에 미쳐 날뛰어서 무조건 모자 써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이유로 모자를 써야 합니다. 중국인들이 말을 걸어요.
중국말로 말을 걸어요. 당연히 대답을 못해요. 그럼 왜 중국인이 중국말을 안 할까 라는 표정으로 봅니다.
중국인 아닌데요. 제발... 중국말하지 말아요... ㅠ.ㅠ

결론
1. 셀프 미용할만하다.
2. 남자 머리빨은 중요하다.
3. 남자 짧은 머리와 빡빡이는 다르다.
4. 생각보다 머리카락이 빨리 안 자란다.
5. 빡빡머리에 목 늘어난 티를 입고 해외에서 다니면 중국어 공부를 할 수 있다.
6. "나는 중국말을 못 합니다."를 중국어로 알려주실 분 찾습니다. 쉐쉐.